MLB에서 대부분의 선수가 착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글러브의 브랜드를 두 가지로 좁힐 수 있다. ‘미국 글러브’ 하면 단번에 떠오르는 두 이름, 바로 롤링스와 윌슨이다. 두 회사는 거의 독점이라고 봐도 무방할 만큼 미국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 중 롤링스는 야구를 포함한 다양한 스포츠 상품을 다루는 윌슨과 달리, 야구용품 전문 업체로서 현시점의 MLB 선수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브랜드이다.
롤링스는 미국 미주리주 타운 앤 컨트리에 본사를 둔 야구용품 전문 제조업체로 1887년 조지 롤링스와 알프레드 롤링스 형제가 세인트루이스에 설립했다. 사업 초기엔 야구, 축구, 골프, 폴로, 테니스까지 전반적인 스포츠 장비를 취급했으나, 지금은 야구용품 전문 제조사로서 윌슨과 함께 미국 야구 브랜드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다.
현재 롤링스는 야구와 관련해 글러브, 배트, 공, 보호구, 배팅 헬멧, 유니폼, 가방 등을 생산하지만 그중에서도 롤링스 글러브는 미국의 대표적인 메이저 브랜드로서 단연 빼놓을 수 없는 아이템이다.
오늘날 흔히 볼 수 있는 글러브 디자인도 롤링스에서 비롯됐다. 1906년부터 롤링스는 연고 지역 구단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글러브를 제공하기 시작했는데, 1920년 세인트루이스의 투수 빌 도크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포켓을 만들기 위해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 사이에 웹(Web, 그물 모양으로 돼 양 손가락을 연결해 주는 부위)을 위치시키자는 것. 그는 이 같은 디자인에 대해 특허를 받아 롤링스에 판매했고, 이 형태는 곧 야구 글러브의 표준이 됐다. 지금은 익숙한 그 디자인이 현대 글러브의 원형인 동시에 롤링스를 여러 메이저리그 선수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게 만든 것이다.
KBO리그와 NPB 골든글러브 시상식의 원조 격인 미국 메이저리그 베이스볼의 골드글러브 역시 1957년 롤링스가 창립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선수의 83%가 자사의 글러브를 이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업체를 더욱 홍보하는 차원에서 ‘롤링스 골드글러브 상’을 만들게 된 것이다. 이후 1977년부터는 메이저리그 공인구 지정 제조사로 선정됐으며, 윌슨의 뒤를 이어 2020년부터 MLB 글러브의 공식 파트너가 되기도 했다. 롤링스를 애용하는 MLB의 스타플레이어는 마이크 트라웃, 크리스티안 옐리치, 코디 벨린저, 맥스 슈어저, 버스터 포지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야구 글러브는 등급으로 나누어 분류한다. 등급을 나누는 기준은 가죽의 퀄리티이다. 롤링스 글러브 등급은 크게 1등급인 프로 프리퍼드(Pro Preferred), 2등급 HOH(Heart of the Hide, 하트 오브 더 하이드), 3등급 게이머(Gamer)로 나뉜다. 최고 등급으로 프리모(Primo) 라인이 있다. 100퍼센트 수작업으로 몇몇 메이저 유명선수들이 주문해 제작하며, 실전에는 사용하지 않고 보통 보관용으로 제작한다. 그리고 제조국에 따라 롤링스 재팬과 아메리칸 롤링스로도 구분된다. 사실상 일본과 미국 모두 프로 프리퍼드, HOH를 최고 등급으로 취급하고 있으며, 가죽에 따라 가격에 약간의 차등을 두는 것이라 볼 수 있다.
프로 프리퍼드는 킵 가죽(Kip Skin, 생후 2년 이내의 송아지 가죽)을 이용하며, 포구할 때 가해지는 충격에 대한 흡수력이 최상급인 모델이다. 킵의 단점을 보완하고자 두꺼운 펠트를 사용해 길들일 때 다소 힘이 들긴 하나, 한번 길들이고 나면 킵 스킨만의 착 감기는 사용감을 맛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수들이 사용하며 스타플레이어의 고유 모델이 있다. 한국의 프로야구 선수들도 많이 사용하고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도 선호하는 등급이다. 가격대는 40만 원대 이상이다.
HOH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스티어 하이드(Steer Hide, 거세한 수소의 가죽)를 사용한다. 메이저리그의 빠른 타구 속도를 버티면서 동시에 손을 보호하기 위해 무겁고 두꺼운 가죽을 쓰는 것이다. 미국 특유의 오일 레더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가격대는 30만 원대로 사회인 야구 동호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등급의 글러브이다. 부드러우면서도 두터워 타구를 안전하게 캐치할 수 있다.
골드글러브 시리즈-롤링스의 가격과 명성에 비해 질이 약간 떨어지며, 오히려 같은 가격대의 국산글러브가 더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사회인 야구를 막 시작한 이들이 구입하지만 야구를 오래 즐길 것이라면 2등급으로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1등급, 2등급과 차이도 나고, 그렇다고 가격이 동급에서 싼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하위 등급의 글러브들이 있지만 유소년용이나 캐치볼용 정도이다. 가격이 부담되면 가성비가 훌륭한 국산 브랜드를 구입하는 것도 탁월한 선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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