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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플러스의 구원투수 '무빙', 무빙과 마블, 엑스맨 시리즈와 차이점은

by 코즈모코즈모 202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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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는 이제 창립 100주년을 맞이했다. 디즈니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이루고 있다. 디즈니 전체 매출의 44%를 차지하는 놀이공원의 영업 이익은 25%나 뛰었다고 한다. 하지만 야심 차게 뛰어든 스트리밍 플랫폼의 실적은 어떨까. 디즈니플러스, 훌루, ESPN+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지난 분기에 10억 5000만 달러(약 1조 3600억 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미키마우스가-살고있는-디즈니랜드
미키마우스가 살고있는 디즈니랜드

디즈니플러스는 등장

2016년 디즈니는 스트리밍 회사에 영화 등 콘텐츠를 많이 팔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들은 넷플릭스, 아마존 같은 큰 곳과 독점 거래를 하는 것이 나을지, 아니면 콘텐츠마다 개별적으로 판매하는 것이 괜찮은지 알아보기 시작했다. 결론은 아마존 등과 글로벌 계약을 체결하면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스트리밍 사업이 빠르게 커지는 만큼 디즈니가 자체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였다. 3년이 지나고 우디와 엘사, 다스베이더, 아이언맨 등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디즈니플러스가 나왔다.

손실에도-불구하고-많은-자본이-투입되고-있는-디즈니플러스
손실에도 불구하고 많은 자본이 투입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

 

디즈니가 2019년 11월 디즈니플러스 출시 이후 스트리밍에서 입은 손실만 80억 달러(약 10조 3600억 원)에 달한다. 디즈니 플러스가 디즈니의 돈을 소멸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디즈니는 디즈니플러스로 몇 년간 돈을 잃을 수 있지만, 수십 년 먹거리를 마련했다는 점은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2021년 3월 가입자 1억 명을 돌파한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가 10년 이상 걸린 일을 1년 반 만에 달성했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성장과 변화

디즈니는 지난해 콘텐츠 제작에 300억 달러(약 38조 8600억 원)나 썼다. 넷플릭스(약 22조 800억 원)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BD)의 HBO맥스(약 23조 3800억 원)와도 차이를 보였다. 어마어마한 자금이 투입되면 그 자체로 홍보 효과가 있다. 아마존프라임에서 전 세계에 방영된 링즈 오브 파워는 방영 첫날에만 2500만 명을 끌어모았다. 하우스 오브 드래건 역시 공개된 첫날 미국에서만 시청자 1000만 명을 넘겼다.

 

문제는 비싸게 데려온 고객들이 오랫동안 계정을 유지하지 않고 급하게 보고 싶은 콘텐츠만을 보고 즉시 떠난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돈을 절약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바꿔가며 이용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에서 TV 시리즈 ‘더 글로리’를 보고 구독을 취소한 뒤, 디즈니플러스에 돈을 내고 ‘카지노’를 보는 식이다. 스트리밍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질수록(이 업체, 저 업체에서 좋은 작품을 내놓을수록) 이러한 추세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안테나에 따르면 최근 2년(2020년 6월~2022년 6월) 동안 스트리밍 가입자 중 19%가 3개 이상의 서비스 구독을 취소했다. 이전 조사(2018년 6월~2020년 6월) 때는 6%였다.

 

스트리밍 업체들은 새로운 고객을 찾기보다 기존 고객을 지키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비즈니스 전략을 짜고 있다. 기업들은 드라마 한 시즌을 통째로 보여주던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반으로 쪼개거나 매주 한 편씩 보여주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는 추세다. 콘텐츠 공급의 시차를 두면서 고객을 더 잡아두려는 것이다.

 

넷플릭스는 비밀번호를 몰래 공유하는 고객을 단속하기 시작했고, 광고를 보면 비용을 저렴하게 받는 구독 모델도 선보였다. WSJ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10년 전, 광고 수익 모델을 검토하는 프로젝트를 내부에서 진행했는데, 경영진이 구글, 페이스북과 광고 경쟁을 벌이고 싶지 않아 이를 포기했었다. 이후 넷플릭스는 광고가 없다는 점을 플랫폼의 강점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런데, 수익성 압박에 결국 광고 요금제를 꺼내 들었다.

디즈니플러스도 지난해 12월 북미에서 광고 요금제를 시작했다. 여기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상품을 살 수 있는 ‘쇼핑’ 서비스까지 준비 중이다. 스타워즈나 겨울왕국을 보는 시청자에게 ‘광선검’이나 ‘엘사 드레스’를 추천하려는 것이다.

 

디즈니플러스의 구원투수 '무빙'

위기의 디즈니플러스에 구원투수가 나타났다. 오리지널 시리즈 '무빙'은 국내 서비스작 중 한국과 글로벌 콘텐츠 통틀어 공개 첫 주 최다시청 시간 1위 기록을 세웠다. 앞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한국 시리즈 중 최고 반응을 얻었던 '카지노'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다. 미국 훌루(Hulu)에서도 공개 첫 주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중 시청 시간 기준 가장 많이 시청한 작품에 등극했다. 또한 한국, 일본, 홍콩, 대만, 동남아시아 등 디즈니플러스 아태지역에서 공개 첫 주시청 시간 기준 가장 많이 시청한 시리즈에 이름을 올렸다.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무빙

국내외 OTT의 일간 활성 이용자수는 넷플릭스가 평균 291만 명으로 앞도적인 1위이다. 이어 티빙이 126만 명, 웨이브 111만 명, 쿠팡플레이 71만 명, 디즈니플러스 37만 명 순이었다. 그중 디즈니플러스 지표가 눈에 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한국영 영웅시리즈 '무빙'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며 일갈 활성 이용자수는 48% 폭증했다.

 

'무빙'의 원작은 웹툰

'무빙’은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액션 드라마로 2015년 다음웹툰(현 카카오웹툰)에 연재돼 2억 뷰를 기록한 강풀 작가의 원작을 강풀 작가가 직접 드라마 대본을 썼다. 강풀 작가는 원작의 충실한 구현 대신 이야기를 덜어내고 새 인물을 추가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원작자인 강풀 작가가 직접 드라마 대본을 썼다. 그는 "시리즈 '무빙'은 웹툰과 같을 것 같지만 다르다. 시리즈를 만들 때는 '달라야 한다'라고 생각했고, 좀 더 깊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똑같은 걸 다시 쓸 거면 내가 각본을 쓸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또 한 가지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해보고 싶었고, 웹툰에는 담지 못했던 이야기로 확장하면서 더 큰 세계관을 구축하게 됐다"면서 "저는 평생 만화만 그릴 줄 알았는데 너무 애정하는 작품이다 보니까 끝까지 책임지고 해 보자는 생각에 여기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무빙'과 마블, 엑스맨 시리즈와 다른 점은

‘무빙’은 ‘한국형 히어로’ 드라마로  마블 시리즈와 비슷하지만 다른 결을 지니고 있다. ‘무빙’의 주요  배경인 정원고등학교는 초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훈련받는 ‘엑스맨’ 시리즈를 떠올리게 한다. 다른 점은 엑스맨의 어린 영재들과 달리 무빙의 주인공 봉석, 희수, 강훈은 자신의 초능력을 꼭꼭 숨기고 산다. 그들의 부모인 초능력자들은 자식의 비범한 능력이 드러날까 더 전전긍긍하기도 한다. 초능력은 어찌 보면 일반인과 다른 비정상적인 점에서 접근을 하고 있으며 개인의 재능이나 특성을 국가가 폭압적으로 착취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한국형’ 히어로물의 특수한 세계관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 단조로운 영웅물이 아닌 10대들의 고민, 부모들의 로맨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 등을 포함해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내고 있다.

 

강렬한 액션과 더불어 아름다운 로맨스가 녹아 있다. 또 10대들의 고민과 성장이 감동적으로 드러난다. 일부 사람들은 액션드라마와 멜로드라마가 결합되었다고 조롱하기도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 두 장르를 오고 가며 이 드라마에 집중하고 있다. 자식 세대인 김봉석의 성장통에 이어 부모 김두식과 이미현의 과거 이야기가 연결되며 시청자들의 감정을 끊임없이 흔들고 있다.

 

 '무빙'은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믿음이 바탕에 깔렸다. 마블의 '어벤저스'가 전 세계인들이 살고 있는 삶의 터전 지구와 나아가 전 우주를 지킨다면, '무빙'의 영웅들은 그저 가족, 내 주위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다. 또 한국의 역사적 아픔인  분단의 역사를 반영하여 무빙의 거대한 세계관에 전쟁의 아픔을 포함시켰다. 또 초능력 2세대들은 한국의 치열한 대학 입시 환경에서 성장한다. 학비를 걱정하며 대학에 붙으려고 날마다 노력을 하는 모습은 미국의 영웅들의 성장 배경과는 확연히 다르다. 무빙의 배경에는 대학 입시가 그 이후의 인생을 결정한다고까지 하는 한국의 가혹한 입시 환경이 있다.

 

무빙의-오리지널-포스터
무빙의 오리지널 포스터, 출처:디즈니플러스

'무빙'이 초능력을 소재로 하고, 공중에 뜨는 주인공을 그리면서도 학비, 입시, 취업 문제 등으로 고민하는 등 어디까지나 현실적인 요소들을 넣은 것은 영웅 시리즈의 한계인 비현실성을 극복하게 만든다. 그들이 살고 있는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와 너무나 닮아 있고 그들이 겪는 갈등은 우리 마음속에 있는 그것과 똑같다. 물론 그들의 현실을 초월한 능력과 액션이 살아 있기에  액션 영화의 흥분은 여전히 누릴 수 있다.

 

디즈니플러스는 무빙에 이어 한강경찰대의 활약이 담긴 드라마 '한강'을 공개했다. 마약 거래 조직 검거를 위해 경찰이 잠입수사하는 과정을 그린다. 무빙의 인기에 힘입은 디즈니플러스가 성공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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