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한글을 읽기로만 소비하였지만 문자 보내기, SNS에 포스팅하기 등 쓰기로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글을 쓰며 정말 이게 맞는지, 저게 맞는지 혼란에 빠져들 때가 많은데 중요하지 않은 경우라면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적어버린다. 공식적이고 중요한 경우라면 스마트폰으로 접속하여 맞춤법 검색기를 활용하여 정보를 얻는다.
사람들이 한글 맞춤법이 어렵다고 한다. 왜 우리말은 이리도 어려우냐고도 한다. 실제로 맞춤법에 정확히 맞게 문자 생활을 하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 맞춤법에는 더구나 띄어쓰기까지 포함되니까. 예컨대 농구에서 선수가 공을 던져 바스켓 안에 집어 넣는 비율을 ‘슛율’이라고 적을지 ‘슛률’이라고 적을지 판단키 어렵다. 또 ‘책을 집어 던지다’처럼 띄어 써야 할지 ‘책을 집어던지다’처럼 붙여 써야 할지도 어렵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인터넷에 접속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이런 정확히 쓰기의 어려움은 어느 언어에나 있다. 오히려 한글이 더 수월할 수도 있다. 수년 전 미국의 어느 부통령은 ‘tomato’를 ‘tomatoe’라고 써서 언론의 비판을 받은 적이 있고, 영어사전들에는 ‘database’처럼 붙여 쓴 사전이 있는가 하면 ‘data base’처럼 띄어 쓴 사전도 있다. 또 미국의 주 이름 중 ‘Kansas’는 ‘캔자스’라고 읽지만 그 앞에 ‘ar’이 붙은 ‘Arkansas’는 ‘아칸소’라고 읽는다. 영어 맞춤법은 우리 한글보다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
그런데 왜 우리는 한글 맞춤법만 어렵다고 할까? 한글 맞춤법은 우리가 한국어로 문자 생활을 하는 데 필수적인 지식임에도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은 초등학교에서 대학교에 이르는 동안 이를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경험이 별로 없다. 게다가 우리에게는 한글 맞춤법의 내용이 구체화되어 있는, 그리하여 문자 생활에 표준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좋은 사전도 드물다. 최근 들어 네이버, 다음, 구글 등에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검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이러니 한글 맞춤법이 어렵다는 우리들의 불평도 그리 근거 없지는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앞으로 우리가 할 일은? 첫째는 한글 맞춤법에 대한 정확하고 확고한 지식을 쌓고 확신을 갖는 것! 한글을 정확히 쓰려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한글 맞춤법은 문자 생활의 바탕이 되므로 그 원리를 알면 문자 생활에 작용하는 많은 규정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예컨대 밥을 먹은 뒤에 그릇을 씻어 치우는 일은 ‘설겆이’가 아니라 ‘설거지’라고 적는데 이는 ‘설겆다’라는 말이 없어 굳이 소리와 달리 ‘설겆이’로 적을 이유(즉 ‘설겆이’로 적는 것이 뜻을 파악하기 쉽다든지 하는 따위)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우리가 쌓은 지식을 널리 널리 전파하는 것! 사람들은 맞춤법, 띄어쓰기 정도는 틀려도 괜찮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국내에서 출간된 책이나 잡지에도 맞춤법 오류는 있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없이 읽는 인터넷 포스팅 글에는 틀린 것들이 너무나 많다. 인터넷에 글을 쓰고 나서 한참 뒤에 다시 글을 읽다가 내가 이런 실수를 하고 모르고 있었다니 부끄러울 때가 있다. 우리 글에 자신감을 키운 다음에 사람들에게 그건 잘못되었다고 말해주자. 뭐 그럴 수도 있는데 왜 그러냐라고 반문하면 그래도 정확히 쓰자라고 말해주는 것이 중요할 듯싶다. 우린 이제 인터넷 공간에서 PC로, 스마트폰으로 무수히 많은 글들을 읽고 쓴다. 지금은 한글 맞춤법이 어렵다는 불평을 거둬들이고 틈틈이 정확하게 쓰기 연습을 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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