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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화 알기/지금 우리는

대중문화의 겉과 속 4-3 왜 예능이 대중문화를 지배하는가

by 코즈모코즈모 2023.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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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코끼리, 텔레비전 조형물

 

“21세기의 첫 10년을 보내고 새로운 10년을 보내는 지금, 예능은 텔레비전 방송계의 강자를 넘어 시청자를 매료시키는 신세계 문화 콘텐츠를 생산하고 여가문화를 바꾸는 트렌드세터,, 현대인에게 사회생활의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로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오늘날 예능이 지배 권련으로 등극했다고 해도 좋을 만큼 강력한 킬러 콘텐츠로 자리 잡은 비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예능 장르의 전정성과 유연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예능의 진정성은 프로그램 내용이 사실에 근거한다는 믿음, 동시대를 사는 대중과의 공감에서 비롯된다. 예능의 유연성은 포맷과 내용의 다양성, 비교적 간편한 제작 과정, 시청자의 즉각적인 내용 이해, 시청자 반응과 변화를 즉각 수용하는 융통성을 포함한다.” 방송 비평가 김은영은 예능은 힘이 세대: 예능이 대중문화를 지배할 수밖에 없는 25가지 이유라는 책에서 위와 같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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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藝能의 사전적 정의는 재주와 기능을 아울러 이르는 말과 연극, 영화, 음악, 미술 따위의 예술과 관련된 능력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 정의에 따르자면 드라마야말로 진짜 예능이다. 넓게 보자면 뉴스나 다큐멘터리를 제외하곤 텔레비전에 예능 아닌 게 없을 텐데 어쩌자고 주로 웃고 떠드는 프로그램 장르를 예능이라고 하게 되었는지 묘한 일이다.

 

바로 그런 어설픈 작명법이 곧 예능의 정체성이기도 하다. 예능은 버라이어티, 즉 잡탕 쇼다. 주로 개그맨이 리더 역할을 맡은 가운데 가수, 탤런트, 스포츠맨, 유명인사 등이 비빔밥처럼 버무려지면서 웃음과 더불어 때로 감동을 주는 무한 융통성 프로그램이다.

 

미리 결정된 인물과 사건을 끝까지 안고 가야 하는 드라마와 달리 예능은 최신 이슈와 화제의 인물을 즉각 투입할 수 있으며, 시청자 반응에 따라 포맷을 보완하거나 변경할 수도 있다. 변화에 대한 기민한 대처는 프로그램의 수명을 연장시켜 팬들의 애착과 충성심을 높이는데 이바지한다. 오늘날 드라마는 점점 호흡이 짧아지고 있다. 22년 방송의 금자탑을 세웠던 전원일기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 프라임타임으로 통하는 평일 10시대 드라마는 대부분 16부작이며 장기 연속극들도 길어야 8개월이면 수명을 다한다. 반면 묵묵히 제자리를 지켜온 장수 예능 프로그램들은 그 가치와 미덕 끊임없이 조명받고 있다.

 

그런데 시청자는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예능을 즐기겠지만 출연자의 마음은 결코 편하지 않다. 시청자를 실망시켜선 안 된다는 강박의 지배를 받는다. 점잖게 있다가는 발언 기회도 얻기 어렵다. 버라이어티 쇼를 보면 메인의 자리를 배당받지 못한 연예인들이 낮은 위치에서도 어떻게 눈에 띄어보려고 온몸으로 볼 수 있다. 제작진은  출연자들에게 더 세고 강한 발언을 요구한다. 뭔가 터뜨려야만 하는 것이다. 자의든 타의든 화제가 될 만한 심지어 논란을 감수하고 연일 폭탄 발언을 해야만 한다..

 

예능은 대중문화를 지배할 정도로 힘이 세지만 바로 그 힘에 함정이 있다. 재미의 수위가 너무 높아지면 웬만한 재미는 못 느끼게 된다. 좀 더 강한 자극을 찾다가 연예인은 물론 예능까지 자폭의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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