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아트의 선구자 앤디 워홀의 흑백 그림 ”코카콜라“가 2010년 11월 9일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약 390390억 원에 판매되었다고 소더비 경매 측이 밝혔다.”
아니 어떻게 해서 코카콜라 병을 그린 그림 한 장이 390억 원이나 한단 말인가?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팝아트에 대해 조금의 지식이 필요하다. 기존의 고급문화 영역에서 대중문화에 대한 긍정적 방응이 가장 잘 나타난 경우라고 볼 수 있는 팝아트의 표현법에는 유화, 조극, 콜라주, 판화 등 시각예술의 여러 작업들이 포함된다. 팝아트는 현실 자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그래픽 디자인이나 대중매체 가운데에서 발견되는 가공된 현실을 음미의 대상으로 삼을 따름이다. 따라서 거기에서는 광고, 디자인, 회화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이는 현대 도시민에게 주변 환경이 거의 완전히 인공적인 것으로 대체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도시에서 자연을 어떻게 만날 수 있겠는가? 우리는 광고와 텔레비전과 그 밖의 매체들로 가득 찬 숲에서 살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요컨대, 고급문화의 환경 자체가 변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팝아트가 런던과 뉴욕 등 서구 소비사회의 중심지에서 발생한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팝아트가 처음 선보였을 때, 일부 비평가는 그것이 상업적인 작가들이 작업을 모사하는 표절이라고 비난했으며 또 어떤 비평가는 팝아트가 피상적이며 퇴폐적인 예술 형식이라고 비판했다.
워홀은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이 나라, 아메리카의 위대성은 가장 부유한 소비자들도 본질적으로는 가장 빈곤한 소비자들과 똑같은 것을 구입한다는 전통을 세웠다는 점이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즉, 여러분은 TV를 시청하면서 코카콜라를 볼 수 있었는데, 여러분은 대통령 또는 리즈 테일러가 그것을 마신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여러분도 마찬가지로 그것을 마실 수 있다. 콜라는 그저 콜라일 뿐, 아무리 큰돌을 준다 하더라도 길모퉁이에서 건달이 빨아대고 있는 콜라와는 다른, 어떤 더 좋은 콜라를 살 수는 없다. 모든 콜라는 똑같은 것으로 통용된다. 리즈 테일러도 비렁뱅이도,, 그것을 여러분도 그 점을 알고 있다.”
영국의 미술 평론가인 존 워커 Jhom A Walker는 워홀을 비롯한 팝아티스트들의 팝아트가 그것을 공격하는 사람이 동의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모호하며 여러 뿌리가 뒤섞인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 산업사회에 맞는 상업예술의 생산방식을 산업화했다는 점에서 워홀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워홀이 예술의 상업적 차원을 간파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 워홀은 자본주의 제도 속에서 예술의 자본주의적 본성을 기꺼이 정직하게 직시하려는 극소수 현대 예술가 가운데 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워커는 워홀이야말로 ‘자본주의 리얼리즘 작가’라고 부를 만하다고 말한다.
워홀은 자신의 작업을 ‘비지니스 아트’라 부르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비지니스 아트는 예술 다음에 오는 단계다. 나는 스스로가 상업적 예술가이기를 주장했고, 이제는 비즈니스, 즉 사업 예술가로서 끝마무리를 지으려 한다.. 사업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가장 매력적인 종류의 예술이다. 돈을 번다는 것은 예술이며, 일한다는 것도 예술이며, 훌륭한 사업은 최상의 예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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