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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의 겉과속 2-5 왜 연예 저널리즘은 하이에나가 되어가나

by 코즈모코즈모 2023.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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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허구한 날 당하고만 살았어요. 환멸감을 느낄 때도 숱했지요. 예전에 어떤 기자가 이런 얘길 하더군요. 연예부 기자가 되려면 먼저 저에 관한 스캔들을 한 가지 터뜨려야만 했다구요. 물론 그런 시대에 살고 있는 제 자신이 원망스럽긴 하지만 매스컴에서 너무 스캔들을 만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것도 엄청나게 부풀려서 말입니다. 기회가 온다면 우리나라 매스컴에 대해서 책을 쓸 생각이지요.”

 

가수 조용필이 이미 1993년에 한 말이다. 그는 책을 쓰지 않았지만 지금도 책을 쓰고 싶을 정도로 시달리는 스타들이 적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연예 기자들에게도 고충이 있다. 연예 기자는 유명 연예인의 리스트를 뽑아서 수시로 호적을 떼보는 것은 물론 연예인 집앞에서 잠복근무를 할 때도 많다고 한다. 8년차 연예 기자의 말이다.

 

은퇴한 여배우 집앞에서 잠복할 때였어요. 집 뒤에 작은 언덕이 있는데, 그곳에 올라가면 방 안이 보이거든요. 수시로 올라가서 동태를 파악하는데, 도대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회의가 들더라고요. 연예인 집 앞에서 밤을 꼬박 새우며 기다리다가 당사자나 가족, 이웃에게 심한 욕을 먹을 때면 화가 나기도 하죠. 물론 그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독자가 좋아하고 궁금해하는 스타니까하고 스스로 위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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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저널리즘의 취재 경쟁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지만 인터넷 시대에 이르러 과거와는 차원을 달리할 정도로 더욱 치열해졌다. 2012년말 웹사이트 분성, 평가하는 랭키닷컴에 등록된 연예 오락 전문지만 37곳에 달하며, 여기에 연예 뉴스만 전담하는 각 매체의 온라인 뉴스팀과 스포츠신문, 전문지 연예 섹션 등을 포함하면 그 매체 수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경희대 교수 이태광은 과열 경쟁으로 포화 상태인 연예 뉴스 시장을 두고 결국 매체가 많아진 결과 하나 이슈가 터지면 하이에나처럼 몰려가서 다 뜯어먹는 식의 환경이 만들어졌다며 매체간 평등은 보장됐으나 정글의 왕국이 됐다고 말했다.

 

왜 우리는 방송 예능 프로그램의 주식이라 할 연예인들끼리의 수다와 연예인들에 관한 이야기에 그토록 크고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걸까? 혹 동어반복 현상은 아닐까? 스타는 유명인인데. 유명인은 유명하기 때문에 유명인일 뿐, 다른 큰 의미는 없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나의 관심조차 나의 내부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남들이 관심을 가지니까 나도 관심을 갖고 내가 관심을 갖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관심을 갖는 그런 반복과 순환의 게임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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