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회·문화 알기/지금 우리는

새로운 놀이 문화 '인생네컷', 오프라인에서 다시 온라인으로 진화한다

by 코즈모코즈모 2023. 4. 10.
반응형

1990년대 말, 친구나 연인들이 만나면 어김없이 스티커 사진을 찍었다. 여러 가지 필터와 형형색색의 소품으로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그 문화는 핸드폰 카메라와 다양한 사진 앱들의 등장으로 우리 곁에서 사라져 버렸었다.

 

원래 스티커 사진의 원조는 일본이다. 1995년 일본 ATLUS가 출시한 포토부스가 인기를 끌자, 약 3년 뒤 한국에도 도입되어 90년대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당시는 디카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고 인화는 사진관에 가서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사진 뽑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즉석사진을 인화할 수 있는 이 부스는 여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았다.

예전의-증명사진용-포토부스
예전의 증명 사진용 포토부스

한국에서는 2000년대 스티커 사진의 인기가 꺾이며 과거의 문화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2010년대 말부터 뉴트로 붐을 타고 '무인사진방'등이라는 이름아래 스티커 사진 체인점이 서서히 늘어나기 시작한다. 이 문화는 '인생네컷'이라는 브랜드가 새롭게 떠오르며 MZ세대의 핫한 문화로 다시 자리를 잡게 되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가며 새로운 문화가 등장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가족이나 연인 또는 친구끼리 모여 서로의 추억을 남기기에는 길거리에서 간단하면서도 가성비 있게 잠시 촬영하는 사진만 한 것이 없다. 이렇듯 ‘네 컷’이라는 포토 문화는 젊은 층의 놀이공원으로 새로이 거듭났고 MZ 세대들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된다. 그리고 현재는 MZ 세대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이 ‘네 컷’ 포토 문화를 한껏 향유하고 있다

다양한-연령층이-즐기는-네컷-사진문화
다양한 연령층이 즐기는 네컷 사진 문화

서울 강남역 번화가의 153m 길이 골목에는 양옆으로 무인 사진관들이 즐비해있다. 다양한 브랜드 이름을 내걸었지만 이들은  모두 즉석사진을 찍는 곳이다. 최근 2년 사이 무인 사진관 매장 수는 급증했다. 1월 기준 무인 사진관 브랜드만 20여 개가 넘고 인생네컷을 포한한 인기 브랜드의 전국 매장 수는 650여 개에 달한다고 한다.

 

인생네컷의 이호익 대표는 라면 자판기 등 다양한 키오스크를 구상한 사업가였다. 그는 2019년 길거리에서 작은 포토 부스를 발견하고 이를 사업 아이템으로 가져왔다. 처음 인생네컷은 대구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인생네컷 기계는 지하철역의 증명사진 기계와 달리 얼굴이 묘하게 예쁘게 나와 인생사진이 나온다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인천 부평 로데오 거리에 작은 포토 부스를 인수한 그는 스튜디오형 무인 매장으로 규모를 키워 인생네컷의 성공 스토리를 쓰기 시작한다.

반응형

이용 방법도 간단하다. 커튼이 쳐진 사진 부스 안에 들어가 원하는 사진 프레임을 고른 뒤 연달아 사진 네 장을 찍는다. 10초 정도 기다리면 사진 네 장을 가로나 세로로 이어 붙인 출력물이 즉석에서 인화된다. 사진 2장의 가격은 4000원 정도다.

사진 찍기 전 무인 사진관에 준비된 소품으로 꾸미거나 촬영 자세를 준비하는 것도 놀이 과정의 일부이다. 처음에 찍을 땐 포즈가 어색해서 경직된 얼굴로 사진을 찍었던 사람들도 다양한 소품들을 활용하고 무인 사진관에서 사진 찍는 팁을 검색하며 문화를 즐긴다. 인생네컷은 굳이 사진관을 가서 촬영하고 보정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는다. ‘나’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자기표현을 하고픈 이들의 바람을 충족시켜준다. 

 

이처럼 인생네컷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냈다. 사진관에서 사람들은 항상 진지하고 엄숙했었다.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면  의상을 맞추고 화장을 하고 머리를 했었다. 스마트폰의 사진은 또 너무 쉽고 가볍다. 찍고 지우면 그만이다. 기존 사진관의 번거로움과 진중함, 휴대폰 사진의 남발성에서 오는 아쉬움을 인생네컷이 솔루션을 제공한다.

자신만의-사진을-만들어내는-네컷-즉석사진관
자신만의 사진을 만들어내는 네컷 즉석 사진관

인생네컷은 사진관에서는 하지 못하는 자신만의 포즈와 원하는 수량만큼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사가 권하는 자세와 방식으로 찍게 되는 것이 아닌 자신이 하고픈 대로 원하는 포즈와 분위기에 맞춰 찍을 수 있는 것이다. 다음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결합이다. 어릴 적 경험해보지 못한 아날로그 감성의 새로움과 익숙한 디지털 시대의 사진 감성을 합쳐 사진 자체에 매료되게 하는 것이다.

 

인생네컷은 셀프 사진 부스 내의 조명, 프레임, 사진 필터, 스튜디오 인테리어 등의 여러 디자인의 요소로 장소 자체에 매력을 느끼게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인생네컷 이모티콘 개발, 액자 제작 등의 부분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기기도 했다. 이 모든 것들이 부스마다 전부 다르기에 부스별로 찾아가는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이런 부스별로의 다른 개성과 매력으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사진의 QR코드를 이용해 즉석에서 SNS에 공유할 수 있다. 자신이 촬영한 사진을 핸드폰에 파일로 저장하고 이것을 손쉽게 SNS에 공유할 수 있는 오프라인과 온라인 경험을 동시에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사진을 온라인에 공유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마음껏 드러낼 수 있어 MZ세대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점에서 인생네컷이 사진 문화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문화를-선도하고있는-인생네컷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인생네컷', 출처:인생네컷홈

현재 인생네컷이 만들어낸 새로운 사진 문화는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이미 미국 내에 지점들이 생기기 시작했고 샤넬, 돌체앤가바나 등 명품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 중이며 K팝의 주역인 아이돌들과 꾸준하게 연결을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과 사진을 찍는 듯한 느낌의 사진들은 아이돌 팬덤에 새로운 놀이거리가 되고 있다.

 

우리가 과거에 스티커 사진을 찍으면서 놀이로 즐겼던 것처럼 셀프스튜디오가 새로운 놀이의 장이 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것보다 오프라인에서 사진을 즐기는 것은 보다 적극적인 놀이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이 오프라인의 놀이 문화는 온라인으로 연결되며 지속적인 플랫폼으로의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관련 글

뉴트로(newtro), MZ세대가 과거에서 힙(hip)함을 발견하다

'MZ세대'세요? MZ세대는 도대체 누구?

'X세대'의 몰락 아니면 부활? 'MZ세대'야 함께 하자.

갤럭시vs아이폰, IOS와 안드로이드의 차이와 장단점 총정리

내일로 2.0, 취업난으로 지친 청년들에게 위로가 되길

돈으로 시간을 산다. 디즈니는 패스트패스를 폐지했는데 한국엔 매직패스가 있다

틱톡의 디지털 웰빙, 18세 미만 청소년 시간 제한은 효과가 있을까?

'피처폰'의 부활, Z세대들에게는 스마트폰이 아닌 피처폰이 필요하다.

케이스티파이의 모든 것, 보여줘 너만의 컬러를(콜라보&커스텀)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