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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본 영화 '길복순'이야기, '존 윅'과 '길복순'은 구원 받을 수 있을까

by 코즈모코즈모 202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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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를 가입하고 한동안 영화를 보지 않았다.  '더글로리'를 보고 나서 한동안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길복순'을 보며 한 달 가입비를 세이브했다. 영화를 보고 난 다음 후기를 쓰는 건 참 오랜만이다.

영화-길복순-포스터-출처-넷플릭스
길복순 포스터, 출처: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이 3일 만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부문 전 세계 1위에 올랐다고 한다. 무려 1,961만 시청 시간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을 비롯해 홍콩, 대만, 베트남 등 국가에서는 1위를 기록, 캐나다, 독일, 스페인, 브라질, 그리고 뉴질랜드 등 총 82개 국가 TOP 10 리스트에 올랐다고 하는데 실로 엄청나다.

 

 '길복순'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자신의 일과 엄마로서의 삶을 오고 가며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영화이다. '불한당', '킹메이커'를 만든 변성현 감독의 작품으로 전도연, 설경구 등 연기력을 인정받은 한국의 대표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길복순’을 가만 보고 있으면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빌'이 떠오르기도 하고 '킹스맨'의 속도를 변주하는 카메라 워킹이 느껴진다. 악인을 찾아가 복수하는 킬러가 주인공인 영화와 시리즈는 참으로 많다. 또 '길복순'처럼 중년 여성이 등장하는 액션 영화도 많은데 '악녀'가 연상되기도 하고 최근 개봉했던 강수연의 유작 '정이'가 떠오르기도 했다.

 

주인공 길복순(전도연 분)은 어린 시절 잔혹한 아버지의 가정 폭력에 시달리다가 아버지를 죽이러 온 킬러 차민규(설경구 분)를 대신에 아버지를 죽이며 킬러의 세계에 입문한다. 그 후 차민규가 대표로 있는 살인청부 업체에 소속하게 되며 여러 가지 임무를 수행하며 능력을 인정받게 된다.

 

킬러로서의 삶을 살기도 하지만 딸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기도 한 그녀는 가정에도 충실한다. 철저히 비밀을 지키며 딸아이를 평범하게 길러 나간다. 다른 영화의 주인공들처럼 길복순은 자식으로 인해 위기에 빠지지도 않고,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도 보이지도 않는다. 물론 엄마라는 본분에 충실하지만 극적인 이벤트는 없다.  길복순은 영화 '악녀'의 주인공 숙희(김옥빈 분)처럼 자식 앞에서 한없이 무너지지 않는다.

 

학폭으로 인해 문제가 생기지만 딸 재영(김시아 분) 역시 엄마의 세계에 침범하지는 않는다. 자신에게 닥쳐온 위기를 엄마에게 의지해 해결하려고 하지 않는다. 엄마를 애타게 찾기도 하지만 그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 주는 엄마정도만 필요하다. 길복순 역시 딸아이를 안타까워 하지만 나서서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이진 않는다. 그저 담담히 엄마로서의 역할을 다할 뿐이다.

 

그러던 중 미성년자를 죽여야하는 임무를 받게 되는데 자식을 죽이려는 아버지의 매정함에 심한 갈등을 하며 임무를 포기하게 된다. '길복순'은 잔인한 킬러이기도 하지만 모성애를 지닌 엄아인지라 차마 그 일을 진행하지 못하며 혼란을 겪게 되는데 과연 그 위기를 탈출할 수 있을까?

 

딸 재영은 중학교 2학년으로 극심한 방황을 겪지만 점점 자신의 본모습을 찾아간다. 또 킬러로서 은퇴를 결심한 '길복순' 역시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전력을 다해 싸운다. 영화 '길복순'은 17살에 킬러가 되어 정상적이지 못한 삶을 살았던 주인공이 인간으로서의 삶을 찾아가는 여정이기도 하며, 방황 속에서 하나의 인격체로 자라 가는 딸 재영의 성장 스토리인 것이다. 

 

영화-존윅-포스터-출처-CGV
영화 '존 윅'포스터. 출처:CGV 홈페이지

최근 4편으로 찾아온 영화 '존윅'도 킬러의 이야기이다.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으로 킬러의 세계에 환멸을 느낀  존 윅(키아누 리브스 분)이 자유를 찾기 위한 처절한 싸움을 그린 영화이다. 사람을 죽인다는 것은 어쩌면 인간이기를 포기한 것일지 모른다. 그게 선인이건 악인이건 간에. 영화의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이긴 하지만 인간성을 회복하고 구원받는 스토리는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잃어버린 인격을 찾고 비로소 인간이 되는 이야기는 현실에서도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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