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 시절 늘 만화를 끼고 자랐던 대학생 김 모(25)씨는 부모님으로부터 혼나기 일쑤였다 장래 희망을 쓰는 칸에는 만화가라고 적었지만 당시 담임교사는‘만화가 밥벌이냐’라며 나무랐다. 그는 결국 지방의 전문대에 진학하여 만화와 관련없는 그런 삶을 살았다. 그러다가 2012년부터 포털사이트를 중심으로 인터넷 만화 웹툰web+cartoon이 인기를 끌면서 잊고 지냈던 꿈을 다시 꺼내 들었다.. 그는 과거에 만화가를 한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사람들이 많았는데 요즘에는 웹툰 작가가가 꿈이라면 대단하다는 반응이 돌아온다고 말했다.
실로 웹web 파워가 대단하다. 만화라는 세간의 인식까지 바꾸어 놓았으니 말이다. 만화가 인터넷으로 유입되며 유통방식이 바뀌었다. 소비하는 공간이 바뀜으로 애써 접촉의 기회가 쉽지 않았던 만화의 재미와 맛을 스마트폰이나 PC로 아주 쉽게 접하게 된 것이다. 현재는 스마트폰에서 구현되는 웹툰을 가리키는 스마툰smart+cartoon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웹툰의 성장으로 전자책 플랫폼 부문 주요 기업의 매출은 꾸준하게 상승 중이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웹툰은 영화, 드라마, 연국, 뮤지컬, 게임 등으로 다시 태어나면서 대중문화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웹툰을 원작으로 흥행에 성공한 강우석 감독의 <이끼>( 340만 명)과 강풀 원작의 웹툰을 극화한 두 편의 영화 <이웃 사람>(242만명), <26년>(294만 명)을 본격적으로 웹툰 원작 영화의 광풍이 불기 시작했다. 또 웹툰에 무관심했던 방송사들의 태도도 변화여 강도하 원작의 <위대한 개츠비> , 원수연 원작의 <메리는 외박 중>을 시작으로 수없이 많은 웹툰 원작의 드라마들이 방영되고 있다.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등과 같은 OTT(Over The Top)서비스의 등장으로 드라마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인기가 검증된 원작을 통해 투자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에 웹툰 드라마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거대 자본이 투자된 웹툰 원작의 한국 드라마들은 전 세계인들에게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며 한류의 한 축으로 굳건한 위치를 지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연극이나 뮤지컬로 게임이나 캐릭터 상품으로 활용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웹에서 보든 종이를 만지면서 보든 만화는 묘한 매력으로 사람을 잡아끈다. 미국의 만화 평론가 빌 아이즈니는 "이 시대가 책과 영화 사이의 간격을 메울 수 있는 시각적이면서도 문학적인 매체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만화의 인기가 치솟았다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만화는 또 책과 영화의 장점을 부각하고 약점을 채우는 이상적인 매체임에 틀림없다. 만화는 소재의 선택에서 그 어떤 매체보다 유리하며-실제 영화로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을 구현하려면 엄청난 제작비가 들기에 또 그 소재를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 형상화함으로써 그 어떤 매체보다 더 유리하게 사람들을 파고들 수 있다.
그리고 만화는 '꿈꾸기'기능이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만화를 통해 꿈을 꾸고 그들이 기성세대가 되면 만화를 통해 다시 예전의 꿈과 만난다는 것이다. 만화가 19세기말에 출현하게 된 것도 당시 공동체 사회가 붕괴하면서 출현한 대중사회 속의 개인이 자신들의 능력에 자신감을 잃고 스스로 꿈꾸기를 포기해버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 즉 만화가 그 빈틈을 훌륭하게 메워주며 사람들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근대사회 이후 사회가 점점 복잡해지고 그에 따라 지식을 획득하는 데 경험이 지니는 중요성과 신뢰도가 점점 하락함에 따라 꿈꾸기의 능력에도 점차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변화는 바로 꿈꾸기가 점점 어렵게 되었다는 점이다. 현대인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는 꿈을 꿀 수도 없게 된 상황이 벌어졌다. 그던데 만화는 전문가들이 무어라고 설명해주지 않아도 그걸 읽는 사람 누구나 스스로 꿈을 꾸는 능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최고의 만화 선진국은 일본이다. 일본은 대단히 자유로운 나라 같지만, 일본인은 세계 그 어떤 나라 사람보다 통계적이고 획힐화된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은 항상 예의와 질서를 잘 지키는 장점은 있지만 반면 자유로운 꿈과는 거리가 멀다. 일본에서 만화가 전체 출판 산업의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성행하는 것도 그와 무관하지 않다.
한때 한국 사회에선 만화는 쓸데없는 것이고 유해하다라고 폄하했고 무시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 만화의 가치는 재조명되고 있고 한류의 거대한 흐름으로 키워나가야 할 우리나라의 대표 문화 산업이 되었다. 인터넷 환경이 바꾸어 놓은 유통 환경에서 웹툰은 앞으로 훨씬 더 큰 성장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영화, 드라마, 게임으로 그 모습을 변모하며 거대한 수익을 내는 문화 산업의 창구로서 웹툰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 대중문화의 겉과 속(강준만)을 참고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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