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은 동사'비비다'의 '비빔'과 '밥'의 단조로운 합성어로 말 그대로 여러 가지 반찬과 밥을 넣고 비벼 먹는 대표적인 한국 요리다. 비빔밥은 남는 반찬과 차갑던, 따뜻하건 간에 밥 한 공기, 장 한 종지, 참기름 정도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요리이며 또 양을 많이 하여 함께 나누어 먹을 수 있은 일상 요리이다. 한자어로는 한자어로는 골동반(骨董飯)이라고 한다.이라고 한다.
비빔밥에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의미가 있다. 화합은 하지만 쉽게 같이 붙어 다니진 않는다는 뜻으로 다른 사람과 생각을 같이하지는 않지만 화목하게 지낼 수 있는 포용력이 비빔밥에 담긴 정신이 아닐까 한다. 화이부동의 화는 나와 다른 것을 존중하고 공존하는 원리이고, 동은 흡수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원리라 할 수 있겠다.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은 '한국에 비빔밥 정신이 있는 한 멀티미디어 시대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한국인은 복잡한 상황을 적당히 알아서 잘 지탱하는 법을 안다. 그 복잡한 상황이 '비빔밥'이다. 우리나라에 '비빔밥 정신'이 있는 한 우리는 멀티미디어 세상에서 뒤지지 않는다. 비빔밥은 참여 예술이다. 손수 함께 섞어 먹는 것이 특색이니까"라고 말했다.
- 안해익, 비빔밥 정신, 제일커뮤니케이션스, 2007
최재천은 "모든 걸 쪼개어 분석하던 환원주의의 20세기가 저물고 통섭의 21세기가 열렸다. 섞여야 아름답고, 썩여야 강해지가, 섞여야 살아남는다. 학계, 기업, 사회가 함께 섞여야 한다. 이런 거대한 변화의 선봉에 일찍이 비빔밥을 개발한 우리 민족의 모습이 보인다"라고 말했다.
- 최재천, 비빔밥 정신이 21세기를 이끈다, 조선일보, 2006
비빔밥 정신의 핵심은 '섞여야 산다'다. `한국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연설이서 뭉쳐야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얼마나 강조했던가. 하지만 섞이는 것은 뭉치는 것과 다르다. 섞이는 것은 각장의 개성과 의견을 존중하면서 뭉치는 것이다. 그런 비빔밥 정신이 시대적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컨버전스를 소개하면, 컨버전스convergence는 "한 곳으로 모임, 집중성, 통합'이란 뜻으로 IT업계에선 "다양한 미디어의 기능이 하나의 기기에 융합되는 기술적 기능"이란 뜻으로 쓰고 있다. 분산' 또는 '분기'를 뜻하는 다이버전스divergence의 반대말이다.
IT 기술의 발달로 특정한 기능만 가지고 있던 디지털 기기가 다른 기기의 기능을 흡수하여 멀티 기능을 가지게 되는 것을 말한다. 컨버전스 컬처란 그런 기술적 기능이 가져오는 새로운 문화를 의미한다. 컨버전스와 관련된 기술과 문화 분야의 특징은 비빔밥의 원리와 정신과 정확히 일치한다. 컨버전스의 핵심 요소는 상호작용이다. 과거와 달리 콘텐츠가 다수의 매체를 넘나들며 미디어 생산자와 소비자의 힘이 복잡하게 얽히며 역동적으로 상호작용하고 있는 상황을 강조한 것이다.
컨버전스 컬처가 가장 잘 나타나는 분야는 IT산업이다. 컨버전스 상품의 핵심 속성으로 삼은 아이팟, 아이폰의 약진이 그걸 잘 말해준다. 한국게임산업협회장 권준모는 "지금 문화의 트렌드는 컨버전스로 요약할 수 있다. 대중문화적인 속성과 공동체적 속성이 융합된다는 이야기다. 대중문화도 스스로 참여하고 체험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데 그런 변화에 가장 잘 맞는 엔터테인먼트가 온라인 게임이다."라고 주장했다.
- 조형래, 부가가치 높은 게임 산업을 전략 수출품으로 육성해야 : 권준모 인터뷰, 조선일보, 2008
비빔밥정신과 컨버전스와 연관지어 대중문화를 유추해 보았다. 다름을 인정하면서 화합을 지향한다는 이 비빔밥 정신은 앞으로 모든 분야의 사회 현상의 특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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