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 한 장으로 술을 마신다구, 서울 대표 가맥집 추천(Feat. 가맥의 어원과 시작)
전주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가맥집은 서울 문래동, 을지로 등 구도심을 중심으로 레트로한 분위기를 즐기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장소가 되었다. 자리도 협소하고 불편하지만 좁은 골목과 낡은 간판, 노후한 인테리어가 오히려 매력적이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은 저렴하지 않다. 그럼에도 서너 명이 술을 한 잔 하면 10만 원 이상이 드는 요즘 물가와 비교해 봤을 때 분명 부담 없이 술자리를 즐길 수 있다.
'가맥' 뭐예요? 가맥의 어원과 시작
'가맥'은 '가게 맥주'의 줄임말로 1980년대 전주에서 시작한 전북의 독특한 술 문화라고 할 수 있다. 낮에는 슈퍼, 밤에는 맥주를 파는 가맥집은 전주 지역 사람들의 명소이기도 하지만 전국의 식객들이 찾아오는 관광지가 되었다. 가맥집은 동네 슈퍼에서 시중보다 저렴하게 맥주와 안주를 즐길 수 있기에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이다.
가맥의 어원을 살펴보자. 원래 대중 음식점에서 파는 맥주는 업소용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는데 슈퍼에서 파는 맥주가 업소 업소용이 아니라 가정용이기 때문에 가정용 맥주를 줄여서 가맥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가맥을 가지고 간단한 안주와 함께 팔아 영업을 한다고 해서 가맥집으로 부르기 시작하여 유행이 되었다고 한다.
사실 일반음식점이 아닌 곳에서 안주를 조리하여 제공했기 때문에 식품 위생 안전과 결부되어 여러 법적 제재,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한다. 여러 가맥집들이 슈퍼인지 음식점인지의 여부는 논란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은 일반음식점이 되었다.
가맥집마다 대표 메뉴가 있겠지만 대개는 먹태(황태) 등의 건어물류, 갑오징어, 달걀말이, 통닭, 라면, 닭발, 스낵 등 저렴하고 다양한 안주거리 제공한다. 특히 전주의 경우 집집마다 특색 있는 안주를 제공하여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전주에는 가맥의 전통을 지키고 문화를 알리고자 가맥축제가 개최되기 시작해서 매년 8월마다 열린다.
종로, 을지로 노포 '서울 식품'
종로 3가와 을지로 3가 사이 노포 감성 가득한 가맥집이다. 골목 깊숙이 위치해 있음에도 인기가 많아 저녁에 가면 거의 웨이팅이 있다. 미나리를 듬뿍 넣은 미나리전과 자작하게 끓인 짜파게티가 가장 인기 많은 안주이다. 가장 비싼 안주가 만원 초반대인 데다 저렴한 주류까지, 가성비 좋게 한 잔 하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공구상가 골목 안쪽에 자리 잡은 ‘서울식품’. 1층은 슈퍼, 2층은 가맥집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소주가 3천 원이라니 놀랍다. 또 모든 안주는 10,000원을 넘지 않는다.
종로 3가 가맥집 '소다만 식품'
종로 3가 보쌈 골목 근처에 위치한 소다만식품도 역시 대표적인 서울 가맥집이다. 기존에 슈퍼마켓이던 것에서 내부만 개조해 가맥집으로 만든 곳이라 외관은 옛날 슈퍼마켓, 내부는 식당인 형태다. 주류 가격은 맥주 3500원에 소주, 막걸리 3000원으로 다른 종로 가맥집과 비교해 봐도 저렴한 편이다. 특히 가게에 비치된 과자는 메인 메뉴만 하나 시키면 먹고 싶은 걸로 골라 먹을 수 있어 2차로 방문해 간단하게 맥주 한 잔 하기 좋다.
먹태가 일품인 익선동 '거북이 슈퍼'
익선동이 지금처럼 붐비지 않을 때 생긴 이 가맥집은 여러 가지 물건들을 파는 슈퍼이지만 먹태와 쥐포 등의 안주를 연탄불에 구워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적인 가맥집으로 볼 수 있다. 국산 병맥주만 팔고 안주는 먹태가 유명한데 가격은 안주는 대부분 만 원 이상이다. 맥주는 4천 원이다. 옛 골목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장소이다.
돈가스가 유명한 청량리, 전농동 근처 '부산 슈퍼'
청량리, 전농동에 위치한 가맥집으로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등 방송뿐 아니라 여러 유튜브에도 소개됐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돈가스와 참치 김밥이다. 얇고 바삭한 튀김옷을 입은 돈가스가 별미이다. 식사와 술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소주와 맥주는 4천 원이고, 돈가스를 비롯한 대부분 안주들은 만원 미만이다.
문래동 철공소 골목 '명성 슈퍼'
문래동 철공소 사이에 위치해 철공소 직원들의 아지트로 불리는 가게였다. 공간 분리 없이 슈퍼마켓 자체에 자리를 깔아 마치 슈퍼 안에서 식사를 하는 기분이 든다. 슈퍼에 있는 웬만한 것들은 다 비치되어 있어 과자든 아이스크림이든 원하는 대로 안줏감으로 삼을 수 있다. 특히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특별 안주로 수육을 제공하는데 양에 따라 3만 5천 원에서 4만 원으로 일반 음식점과 큰 차이는 없다. 홍어와 옥돔, 편육이 별미이다. 옥돔 구이 가격은 2만 2천 원, 편육은 만 5천 원이다. 맥주 가격은 4천 원 소주는 3천5백 원이다. 옛 철공소 골목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유재석과 쯔양이 방문한 '백만불 식품'
을지로 4가에 위치한 최근 먹방 유튜버 '쯔양'과 방송 '놀면 뭐하니'에서 유본부장이 방문해 화제가 된 곳이다. 을지로의 깊숙한 골목에 자리한 노포 '백만불식품' 의 대표 메뉴는 고추장찌개로 여러 재료가 아낌없이 들어가 칼칼하고 매콤하여 술안주로 그만이다. 가격은 1만 5천 원이고 또 다른 인기 메뉴 보쌈은 3만 5천 원이다. 달콤하고 짭조름한 LA갈비도 유명하다. 소주, 맥주는 5천 원으로 가격은 저렴한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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