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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가 아닌 수작업이라니, 아날로그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의 작품 세계

by 코즈모코즈모 2023.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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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발한 상상력을 현실로 구현하는 일본의 유명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吉田ユニ)는 이미 한국에서도 많은 팬들을 보여하고 있다. 그녀의 작품은 언뜻 보면 컴퓨터그래픽(CG) 이미지 같지만 모든 이미지는 100% 수작업으로 완성한다. 작품의서 정교함과 섬세함이 놀라울 따름이다. 눈을 크게 뜨고 다시 한번 들여다보게 하는 작품들은 인체와 사물, 또는 사물과 사물 사이 선과 색을 활용해 착시효과를 일으키게 한다.

LAYERED 바나나, 출처: yuni-yoshida.com

 
사진 가운데, 모자이크 처리된 듯 보이는 부분은 실제 바나나와 사과를 잘게 조각 내 이어 붙인 것이다. 껍질이 흘러내리는 바나나 이미지는 실제 바나나 껍질을 정교하게 잘라 표현한 것이고, 과일이나 햄버거 일부를 모자이크처럼 표현한 '레이어드' 연작에서는 실제 과일이나 햄버거의 일부를 작은 사각형(큐브) 모양으로 잘라 모자이크처럼 배치한다. 촬영 중간중간 모자이크를 한 조각씩 잘라 넣으며 모니터를 통해 위치를 확인하고, 만약 시간이 흘러 한 조각이라도 물러서 못 쓰게 될 경우, 다시 잘라 새로 끼워 넣기를 반복했다고 하니 놀랍다. 칼이 닿은 과일은 금세 변색되기 때문에 속도가 중요했고, 무엇보다 작품이 맛있고 아름다워 보여야 하기 때문에 작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이었다고 그녀는 회상한다. 시간이 지나면 변색하는 과일의 속성을 이용해 자연에서 볼 수 있는 '그러데이션'(gradation. 하나의 색이 다른 색으로 변하는 것)을 구현하기도 했다.

LAYERED 햄버거, 출처: yuni-yoshida.com

요시다 유니는 일본 5대 사립미술대학 중 한 곳인 여자미술대학교를 졸업했다. 이곳은 사립 미술대학 중, 일본에서 제일 긴 역사를 가진 학교로, 많은 미술가와 디자이너를 배출해 낸 명문 학교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화가 천경자와 나혜석, '리락쿠마'의 원작자 콘도우 아키도 이곳 출신이다.

섬세하고 정교한 요시다의 작품세계, 출처: yuni-yoshida.com

요시다 유니는 광고, CD재킷, 뮤직 비디오, 패션쇼 연출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 중이다. 주요 작업으로 라포레하라주쿠 캠페인, 노다 히데키 연출의 무대 광고,  Mercedes-Bents 패션 위크 등 다양한 형태의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대중적으로 유명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디즈니 미키마우스 90주년 기념 컬렉션, 출처: yuni-yoshida.com

 
 
요시다 유니는 인공지능(AI)이 그림도 대신 그려주는 세상에 굳이 수작업을 고집하는 이유에 대해 "내 손을 통해 완성된 작품에 따뜻함과 열정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 처음부터 아날로그 작업을 고집했다"면서 CG로 처리할 수 있는 작업까지 전부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이유는 자신만의 독특한 철학적 사유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CG 작업을 이용하면 단순에 목적지까지 내달릴 수 있지만 '과정'이 사라지는 것 같다. 반대로 수작업은 생각하는 과정을 포함할 수 있기 때문에 즐겁다"라고 말한다

일본 드라마 'elpis' 포스터 출처:출처: yuni-yoshida.com

작가만의 섬세한 아날로그 기술력으로 인물과 사물, 빛과 시간에 이르는 일상의 모든 소재를  녹여내 수작업의 극치를 보여준다. 한 장 한 장 모두 달라 눈길을 사로잡는다. 익숙한 형상과 사물들이 하나의 화면에서 낯설게 조화를 이루는 작업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과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한다.
 
요시다 유니는 "제약 없는 환경에서 작업하는 것도 가치가 있지만 클라이언트의 의뢰에 따라 시간이나 상황이 제약된 상태에서 일을 해결하는 데 대한 보람과 자부심이 있다"라고 밝히며,  앞으로도 '아티스트'라기보다는 '아트 디렉터'로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
 
요시다 유니의 첫 국내 개인전이 열린다.

<YOSHIA YUNI : Alchemy> 
-전시 기간 : 2023. 5. 24 - 9. 24
-전시 장소 : 석파정 서울미술관 제1 전시실 2F
-입장권 : 성인  20,000원, 청소년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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