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중 대다수는 그만큼의 벌이가 좋은 직업이 있어서도, 축적해 둔 재산이 있어서도 아니다. 책 <트렌드 코리아 2022>에 의하면 실제로 오늘날 청년들의 소비지출에 대한 기대는 크게 높아진 반면, 개인을 둘러싼 경제 환경은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게 분석 결과다. 이전 세대보다는 비교적 풍족한 시대에 태어난 이들은, 현재는 저성장 시대에서 살아가고 있음에도 양보다는 질이 중요한 소비 생활을 누리는 편이다.
새로운 세대들은 소득 수준이 여유롭진 않지만, 가격과 상관없이 마음에 드는 제품에 아낌없이 돈을 투자한다. 평소에는 중고거래나 띵 소비를 하며 가성비를 꼼꼼히 따지고, 지속가능성이라는 소비 신념을 실현하고자 노력하지만, 특정 영역에서는 과감하게 큰돈을 지불하는 소비 현상도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새로운 세대가 주 소비층이 되며 그들의 소비 행태를 기업들이 마케팅 측면에 주목하며 새로운 신조어들이 나타났다. 이처럼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나'를 위한 소비를 하는 MZ 세대들의 소비 트렌드에 대해 알아보자.
1. 미코노미(Meconomy)
'나(Me)'와 경제(Economy)'를 합친 말이다. 자신을 위한 소비에 돈을 아끼지 않는 소비 트렌드를 가리킨다. 처음엔 '내가 주체가 되는 경제 활동'이라는 의미로 사용됐지만 현재는 의미가 확장되어 '나를 위한 소비'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미코노미' 족은 자신의 마음에 드는 상품이라면 높은 비용을 감수하고라도 구매를 망설이지 않는 소비 심리, 일명 '나심비'에 따라 소비를 한다. 또한, 이러한 소비층들은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아닌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살아가는 방식인 '나나랜드'를 꿈꾼다.
2. 포미족(for me족)
최근 떠오르는 소비자 유형에는 ‘포미(For me)족’이 있다. 포미(For Me)는 건강(For health), 싱글족(One), 여가(Recreation), 편의(Convenient), 고가(Expensive)의 알파벳 첫 글자를 모아 만든 신조어다. 포미족의 특징은 가치 소비로 설명이 된다. 이들은 자신이 가치를 두는 제품에는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현재를 즐기고자 하는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의 줄임말)’적 가치관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가 경기불황과 맞닥뜨리며 ‘포미족’이 되었다는 분석도 있다. 포미족은 자기 보상심리가 강하다. 바쁜 삶 속에서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자기만족적 소비를 한다.
3. 미닝아웃(Meaning Out)
가치 소비, 신념(Meaning)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Coming Out) 소비를 줄여 ‘미닝아웃(Meaning out)’이라고 부른다. MZ 세대는 이를 통해 자신의 정치, 사회적 성향을 드러내는 소비 습관을 말하는데, 단순히 비싸고 품질이 좋다는 이유로 소비를 결정하지 않는다. 제품이 얼마나 친환경적인가, 경영자가 얼마나 도덕적인가, 또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등 다양한 가치를 꼼꼼히 살펴보고 결정한다.
4. 케모포비아(Chemophbia)
케모포비아는 ‘화학적인’이라는 뜻의 케미컬(Chemical)과 ‘공포’를 뜻하는 포비아(Phobia)의 합성어로 이제는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일상에 편리한 생활을 보장하는 물질이지만 인체에 끼치는 유해성으로 인해 공포감을 느끼는 불안 심리를 말한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 살충제 달걀 파동, 생리대 안정성 논란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물품을 살 때 유해한 화학물질이 들어있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신중하게 물건을 고른다. 실제로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조사한 생활화학물질 위해성 인식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5%가 생활화학제품에 케모포비아를 갖고 있다고 한다.
5.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
'슬리포노믹스'란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신조어로, 현대인들이 숙면을 위해 많은 돈을 지출함에 따라 수면 산업이 성장하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수면 장애를 호소하는 현대인들의 질 높은 수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사회가 도래함에 따라, 슬리포노믹스 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아로마 향초, 수면 잠옷 등의 수면 보조 제품부터 최적의 수면 환경을 만들어주는 어플까지 분야도 천차만별이다.
6. 바이콧(Buycott)
불매운동을 뜻하는 ‘보이콧’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바이콧이란 어떤 물품을 사는 것을 권하는 행위를 말한다. 선행을 베푼 개인·소상공인·기업 등이 사회적으로 선한 행동을 했을 때 적극적으로 팔아주기 운동을 하며, 특히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자 MZ 세대들이 직접 나서 매출로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소비다. 선행을 베푼 치킨집의 사연이 알려지자 MZ 세대가 전국 각지에서 찾아가 주문이 폭주해 영업이 중단되기까지 한 사례가 바이콧의 대표적인 예이다.
7. 펫팸족(Petfam족)
현대의 반려인들은 반려동물을 마치 가족처럼 돌보며 무한한 애정을 드러낸다. 반려동물에 투자하는 시간과 비용도 함께 늘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고 함께 살아가며 투자를 아끼지 않는 ‘펫팸족(pet과 family의 합성어)’과 ‘펫밀리’를 비롯해, 반려동물의 입맛과 건강을 고려해 고급 수제 사료와 간식을 직접 챙겨주는 ‘펫셰프족’ 등의 신조어까지 등장할 정도다.
반려동물을 위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이들이 늘면서 반려동물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바야흐로 펫코노미(Petconomy)의 시대다.
8. 비거노믹스(Veganomics)
채식주의자(Vegan)에 경제학(Economics)을 합친 신조어로, 채식주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채식을 비롯해 동물성 재료를 쓰지 않고 물건을 만드는 산업에 관심을 보이는 MZ 세대는 환경오염 및 음식 쓰레기 배출 증가를 불러오는 육류 생산, 야생 동물들을 해치는 각종 가죽 및 퍼 제품 등에 대한 비판에 지속적으로 앞장선다. 또 사회적 이슈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부도덕한 기업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불매 운동을 벌인다. 비윤리적인 행보를 보이는 기업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거부하는 태도를 보인다.
9. N차 신상
여러 차례 거래되더라도 신상품과 다름없이 받아들여지는 트렌드를 뜻한다.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과 같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더욱 좋고 싼 물건을 찾는 재미, 그리고 물건 거래를 통해 형성되는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 또는 커뮤니티를 선호하는 MZ 세대들은 새 물건을 비싸게 사기보다 깨끗한 중고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환경에도 좋고, 무엇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물건 구매에서 처분까지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대안을 찾아 즐기기 때문에 많은 MZ 세대들이 N차 신상 소비문화를 추구한다.
10. 리테일테크(retailtech)
리테일테크(Retailtech)는소매, 소매점을 뜻하는 리테일(Retail)과 기술(Technology)을 합한 말이다. 편의점이나 마트, 햄버거 가게 등 여러분이 이용하는 소매점에 첨단 ICT(정보통신기술)를 접목하는 것이다. 리테일테크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이 속속 일상생활에 접목됨에 따라 점점 활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예가 무인계산대(키오스크)이다. MZ세대들은 휴대폰으로 커피를 주문하며 기성세대와 달리 키오스크에 매우 익숙하다.
11. 제로 웨이스트 Zero Waste
제로 웨이스트는 과소비를 줄여 쓰레기 생산을 막는 운동을 의미한다. 환경보호를 중요시하는 MZ 세대는 쓰레기를 남기지 않거나 줄일 수 있는 친환경적인 제품을 찾아 구매한다. 또한 일상에서도 텀블러를 사용하고 다회 용기로 포장하는 등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이를 SNS에 공유하며 챌린지를 이어나가기도 한다.
12. 쓸쓸비용, 멍청비용
혼자있는게 싫거나 쓸쓸해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사용한 비용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기분전환을 위해 혼자 영화를 보거나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게임기나 식물들을 사는 비용이 이에 해당한다. 또 실수나 꼼꼼하지 못함에서 발생하는 징벌적인 비용을 멍청비용이라고 말한다. 조금만 더 꼼꼼했으면 지출하지 않았을 비용을 일컫는다. 현명하지 못한 소비를 한 자신을 자책하는 성격의 단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토익시험 신청해 놓고 시험날짜를 까먹어서 날려버린 시험비, '늦잠 자서 지각하지 않기 위해 사용한 택시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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