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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첫차 포니(Pony), 그리고 갤로퍼, 그랜저 이야기

by 코즈모코즈모 2023.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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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 화성을 사람들은 많이 찾는다. 견고하게 지어진 성곽을 거닐며 전통 놀이를 체험하기도 하고 수원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열기구도 탄다. 또 행궁 주변의 개성 넘치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즐거움도 있다.

수원시립미술관-포니정홀
수원시립미술관 포니정홀, 현대산업개발 홈페이지

수원 화성행궁 옆에 수원시립미술관(구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있다. 관람료가 아주 저렴하지만 전시한 그림이나 조형물의 수준은 상당히 높다. 미술관 내부에는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을 기념하는 '포니정홀'이 있는데 그가 개발한 한국의 첫  자동차 고유 모델인 '포니' 모형을 볼 수 있다. 포니를 보니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아버지의 첫차,

정확히 말하면 우리 집의 첫 자가용은 포니 후속 모델이었디. 아버지는 포니를 몰고 오셔서 동네 큰 길가에 세워두셨다. 포니를 타고 떠났던 동해안 가족 여행의 추억은 40년 넘게 지난 지금도 선명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국내-첫-수출-자동차-포니
국내 첫 수출 자동차 포니,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1985년 처음 탄생한 포니, 아버지 차는 수동 기어가 들어갔던 기억이 난다. 우리 집 자동차 포니는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함께 했다. 당시 자가용은 누구나 탈 수 없었지만 포니는 그래도 가족의 첫차로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중산층의 상징적인 차였던 것 같다. 이름도 작고 귀여워서인지 우리 집 첫차 포니를 주말이면 아버지와 형과 골목에 나가 깨끗하게 목욕을 시켜주었던 기억이 어렴풋하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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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아버지는 현대차와의 인연을 계속이어 나가며 겔로퍼와 그랜저를 이어 타셨다. 특히 겔로퍼는 은색이었는데 유난히 엔진소리가 컸던 기억이 난다. 요즘 올드카마니아들 사이에서 갤로퍼를 복원하여 탈 정도로 이 차의 매력은 넘친다. 거친 산길도 거침없이 올라갔던 갤로퍼, 아버지는 무척이나 아끼셨다. 10년 넘게 애지중지 타시던 차를 보내며 너무나 아쉬워하셨던 기억이 난다.

경주마처럼-힘이-넘치는-사륜구동-갤로퍼
결주마처럼 힘이 넘치는 사륜구동 갤로퍼, 현대자동차홈페이지

바야흐로 그랜저의 시대가 왔다.

아버지는 첫 모델이 아닌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타셨는데 이전의 차들과는 달리 아주 정숙했다. 성공한 중년의 차였는데 그랜저를 아버지가 사셨을 때는 필자는 이미 너무 커버렸다. 포니나 갤로퍼를 타고 가족과 여행을 떠났던 기억은 있지만 그랜저와는 없다. 

 

지금 그랜저는 그때와 달리 구입 장벽이 낮아졌다. 요즘 사람들은 소형차를 타다고 바로 점프 그랜저를 탄다. 서울 시내를 달리는 수많은 외제차들 그리고 중형차들 사이에서 그랜저는 그저 일반적인 차가 되어버렸다. 성공과 부의 상징적 의미는 이제 그랜저에게 없다.

 

어린 시절 포니나 갤로퍼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아침이다. 아! 그리고 포니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이어받은 것이 아이오닉5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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