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Resell)시장의 전망, 내 나이키 프리미엄은 얼마?

리셀이란 ‘RE’와 ‘SELL’의 합성어로 중고 상품이나 한정한 상품을 사들인 뒤 가치가 올라가면 되파는 것을 의미한다. 리셀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은 코로나19로부터 시작되었다. 초창기의 리셀 시장은 ‘한정판 굿즈(goods) 마케팅’에 의해 형성되기 시작하였으며 소비자는 일정 가격을 지불해서라도 희소성 있는 기념품을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하여 리셀 시장에 참여하였다. 2020년 스타벅스가 여름을 맞아 선보인 ‘레디백’은 소비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SNS를 통해 빠르게 공유되었고 대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까지도 밤새 매장 앞에 대기하기도 하였으며 음료만 주문한 뒤 가방만 챙겨 가는 소비자가 생겨나기도 하였다.

한정된 수량으로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한정판 굿즈 마케팅은 심리적 만족 및 자신을 위한 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효과적인 수단인 것으로 나타난다. 온라인 아르바이트 포털에서 밀레니얼 세대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1.3%가 한정판 굿즈 트렌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여행 금지, 오프라인 소비의 감소 등으로 쌓인 MZ세대의 소비 욕망이 명품 시장으로 향하게 되었다. 이에 소비로서 개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가치소비’의 심리가 더해져 단순히 비싼 명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돈으로 주고도 사기 힘든 희소성 있는 아이템의 수요가 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특히 이 기간, 랜덤 추천을 통해 당첨된 소비자들에게만 한정판 상품을 판매하는 ‘래플 마케팅’과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 계획 발표가 더해져 시장의 성장을 부추겼다.

이는 희소성 있는 상품을 구매하거나 명품을 구매하고 이것을 다시 차익을 챙기며 되팔 수 있는 구조로 이어지게 되었다. 억눌린 소비 심리를 해소함과 동시에 재테크로의 수단으로써 활용되면서 슈테크(슈즈와 재테크의 합성아), 샤테크(샤넬과 재테크의 합성어)와 같은 현상도 생겨났다.

특히 리셀 시장의 성장은 MZ세대가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를 주로 사용하고 능통한 젊은 세대들은 리셀 활동에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2021년 소셜미디어에서 리셀과 관련한 언급량은 2018년 15,247건에서 2020년 21,802건으로 4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셀-테크-언급량-추이 — 리셀 테크 언급량 추이, (한국소비자원보도자료. 2021.07. 27)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리셀 시장의 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한 1조원으로 추정될 뿐만 아니라 2025년 국내 리셀 시장은 2조 8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모바일 앱 분석 전문업체인 와이즈앱에 따르면 2021년 중고 거래 앱 이용자 수는 약 1,775만 명 수준으로 우리나라 스마트폰 이용자 전체의 약 35%에 달한다고 한다.

최근에는 개인 간 중고 및 한정판 제품 거래인 리셀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기 위하여 온라인 및 오프라인 리셀 중개 플랫폼이 등장하였다.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는 2020년 3월 ‘크림(KREAM)’을 통해 리셀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이용자 수 45만 명 1년 누적 거래액 2,7002,700억 원 기록하였으며, 무신사는 같은 해 7월 ‘솔드아웃’이라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월평균 120%12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더 현대 서울은 번개장터와 협업하여 오프라인 매장에 한정판 스니커즈를 판매하는 ‘브그즈트랩 BGZTLab’ BGZTLab’을 열어 하루 평균 방문객 1,000여 명 이상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거리두기 해제로 야외활동이 늘고 해외여행이 풀린 데다 리셀러들이 판매하는 명품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오히려 명품의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 5월에 명품 중고 거래 플랫폼 크림에서 거래되는 샤넬의 ‘클래식 미디엄 플랩백’ 가격은 1150만원으로 형성됐다. 지난 1월 1400만원에 거래되던 상품이 4개월 새 17.8% 하락한 것이다. 명품시계 대표 격으로 알려진 롤렉스 리셀 가격도 내림세다. 롤렉스 시계 중 가장 많이 팔린 ‘서브마리너‘ 데이트 스틸(블랙)’의 최근 리셀 가격은 1820만 원이었다. 지난해 말 20002000만 원 초반에 거래된 뒤 현재 200200만 원 하락한 18001800만 원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게 되었다.

리셀을 목적으로 상품을 자동으로 구매해 주는 매크로 구매사례도 이어졌다. 지나친 재판매 현상으로 브랜드의 희소성이 낮아지고 실제 수요자들이 제때 상품을 구매하지 못해 더 오른 가격에 상품을 구매하는 등 일반 소비자들의 피해도 이어졌다. 이에 최근 나이키,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등의 브랜드가 약관에 ‘재판매 관여 금지’ 같은 영리 목적의 리셀을 금지하는 조항을 추가하기도 했고 구매자 명의 확인 절차와 제품 구매 수량 제한 같은 새로운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제한 조치가 실질적으로 효력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샤넬과 나이키 같은 브랜드들은 평소에도 온오프라인 채널을 통해 래플 마케팅을 활발히 진행해 왔는데,, 리셀 소비 심리를 부추겨놓고 피해가 커지자 뒤늦게 수습하려 한다는 비판이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소비자의 재판매 의사를 파악하는 것이 힘들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리셀은 상품을 구매하고 가치가 오를 때까지 사용을 하다가 판매하는 경우도 많고, 이러한 본인 사용 목적으로 샀다가 재판매하는 경우를 막을 법적 근거는 없기 때문이다. 또한 검열 과정은 브랜드의 자체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일부 왜곡된 소비 심리를 붙잡으려다 정당한 절차를 밟은 소비자들에게도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의 리셀 시장은 희소성 있는 제품을 소유하기 위한 구매자로서의 소비자의 관점보다는 미래 가치 등을 고려한 투자의 수단으로써 제품을 구매하고, 웃돈을 얹어 판매하는 판매자로서의 소비자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향후에는 소비자가 개인의 재능이나 노동력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커미션 거래 형태의 일종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나 반려동물의 초상화를 그려주거나 스티커를 직접 제작해서 판매하는 등 무형의 서비스 거래 역시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셀 시장은 기본적으로 개인 간 중고 거래 시장이 가진 기존의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는 한편 희소성에 기반한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리셀 시장만의 특수한 소비자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 대부분의 중고 거래는 개인 간 거래 형태에 기반하고 있어 리셀 제품의 가품 여부 사기 등 비전문적인 판매자에 의해 발생하는 불안전한 거래라는 소비자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최근의 리셀 시장에서 새롭게 대두되는 문제 중 하나는 소수의 구매자가 편법을 이용해 한정판 제품을 사재기하는 것으로 구매한 한정판 제품을 보유하고 있다가 리셀 시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원하는 수량만큼 판매하며 일종의 매점매석 행위를 일삼는다는 점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중고 거래 플랫폼은 증가하는 리셀 거래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의 여러 가지 단계 중 결제 단계에 시스템적 기능을 추가하여 신뢰성을 강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리셀 시장의 전망은 밝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지나친 품귀 현상이나 매점 현상은 브랜드와 소비자가 모두 풀어야 할 숙제로 남게 되었다.

피드를 마무리하며 현재 국내에서 거래되는 나이키 스니커즈 중 리셀 프리미엄이 가장 많이 형성된 것은 무엇일까? 우측 상단에 표시된 프리미엄 지수를 확인해 볼 것 (한정판 거래 플랫폼 KREAM , 2023 .3.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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